텍스타일 디자인을 채색할 때 디자이너가 제일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은 색의 상호작용에 관한 점이다. 요셉 알버스 는 <색의 상호작용(Interaction of Color)>에서, 색 그 자체는 유기적인 상태에 있으며 주변색이나 조건의 변화에 따라 항상 변한다고 주장했다. 이 말은 색이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곧 색의 착시현상과 직결된다. 착시현상은 주변의 색으로 인하여 서로 다른 색이 같게 보여지는 현상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텍스타일 디자인의 색을 칠할 때, 개별적으로 색을 만들어서 각각의 색을 서로 근접하여 사용하면 색이 실상은 같은 색으로 우리 눈에는 다르게 보이는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 그 이유는 색이 주변색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색의 상호작용은 의상을 코디했을 때, 또는 실내장치를 할 경우에 작용되는 현상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블라우스의 색상은 그 자체의 색상보다도 그 블라우스를 착용하는 피부색, 매치되는 스커트와 자켓 등의 색상에 의해 변해 보이는 것을 색상에 민감한 사람들은 이미 스스로 감지 했을 것이다. 또한, 벽지의 색상은 쇼룸이나 가게에서 샘플만으로 봤을 때의 색상과 막상 집에 설치했을 때의 색상이 조금 달라보이게 되는데, 그것은 벽지의 색상이 카펫, 주위의 가구, 커튼지의 색상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직접 실험해 보면 더욱 이해가 빠를 것이다. 노란색 또는 분홍색 색종이를 2 X 3cm 크기로 오려낸 다음, 5 X 6cm 크기의 색이 각기 다른 두 가지 색지 위에 올려 놓는다. 이 경우 같은 노란색이나 분홍색이, 서로 다른 바탕색의 영향으로 채도와 명도가 달라 보이고, 심한 경우에는 완전히 다른 색처럼 보임을 알 수 있다. 또는 초록색이나 빨강색 종이를 흰 바탕과 검정 바탕에 올려 놓으면 흰 바탕 위의 초록이나 빨강색이 검정 바탕 위에 놓인 같은 색보다 어둡고 덜 선명하게 보인다. 그 다음 단계로 같은 계열의 색상에서 채도와 명도가 약간씩 차이가 나는 색상의 색종이를 2 X 3cm의 크기로 잘라서, 이 색들이 같아 보일 수 있는 배경색을 찾아 본다. 이 작업들을 통하여 색이 색상, 명도, 채도의 속성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착시현상으로 나타나는 동시대비, 계시대비와 시각적 색 혼합에 관한 이론은 프랑스 화학자 미셸 슈브뢸(Michel Eugène. Chevreul, 1786-1889) 에 의해 성립되었다. 고블랭 태피스트리 공방의 염색공방 디렉터였던 그는 1839년에 <색의 동시적 대조의 법칙에 관하여(De la loi du contraste simultane des couleurs) > 를 출판하였다. 이 저서에서 그는 색의 상호작용 즉 동시대비, 계시대비 현상, 시각적 색 혼합, 색 조화의 원리에 대해 그의 실험 결과를 발표하였다.
동시대비는 한 요소가 동시에 대비되는 다른 요소를 강조하여 그들 사이의 차이를 강화시키는 현상으로서, 색, 선, 형, 명암, 질감 등에 적용된다. 즉, 하나의 시각적 요소(색, 선, 형 등)가 옆에 놓여 있는 또다른 시각적 요소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이론이다. 같은 색상의 다른 톤을 지닌 두 개의 줄무늬나, 다른 색상의 같은 톤을 지닌 두 개의 줄무늬를 응시하게 되면, 우리는 첫째, 색의 강도에 의해 변화를 받게 되며, 둘째, 나란히 놓여 있는 두 개 이상의 색들이 시각적으로 혼합되는 현상을 보게 된다.
난색이 한색과 함께 놓였을 때 난색은 더 따듯하게, 한색은 더 차갑게 보이며, 보색이 나란히 놓였을 때 색의 대비가 더욱 두드러진다. 즉, 노란색과 보라색이 나란히 놓였을 때, 노란색은 더욱 더 노랗고 밝게, 보라색은 더욱 더 어둡게 보인다. 그 이유는 첫째, 보색관계로 인하여 서로의 색이 더욱 강조되어 보이며, 둘째, 이 두 색의 명도대비를 더욱 강조하기 때문이다. 노란색을 검정 바탕과 흰색 바탕에 각각 놓았을 때 명도대비가 적을수록 동시대비의 효과도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유사색이 나란히 놓였을 때, 즉 노란색과 주황색을 나란히 놓았을 때 이 두 색의 공통색인 노란색이 더욱 더 강조된다.
에콜 데 보자르(Ecole de Beaux Arts)의 교수였던 샤를 블랑(Charles Blanc)의 시각적 혼합이론 (점을 병치하거나 중복한 다음 떨어져서 보면 이 색들이 시각적으로 혼합되어 보이는 현상)은 슈브뢸이 이론을 뒷받침하였으며, 유럽화풍 중 인상파 화가들에 의해 적극적으로 도입이 되었고 19세기 신인상파 화가 쇠라가 이를 거의 과학적으로 체계있게 개발하였다. 색을 팔레트에서 혼합하는 것보다 망막에서 혼합되게 하면 더욱 더 선명하며, 전율하는 색의 느낌을 전달받게 된다는 이 이론은 동시대비의 원칙에 입각하였다. 빛이 망각에서 해석되는 과정에서 빛의 혼색 효과를 가져오는 것을 병치혼색이라 한다. 컬러링을 하려면, 색의 기본 특성, 색상환, 동시대비, 면적대비, 색의 거리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